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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무력해지는 펜(pen)의 힘 절필(絶筆)을 해야 할까?

  • 입력 2015.11.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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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해지는 펜(pen)의 힘 절필(絶筆)을 해야 할까?

▲ 시인 송가영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노랗고 빨간 단풍이 곱게 물들면 책을 펼치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국민독서량이 급격히 감소한다고 한다. 요즘 글 쓰는 사람은 많으나, SNS의 발달 등으로 독자들의 호응이 멀어지고 있다.
수일 전, 친구가 “시 답지 않은 시가 많다”라고 하면서 “문인협회에서 제제를 가할 수 없냐?”라는 것이다. 공감한다는 말 대신, “문인들이 더 나은 작품을 발표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문학의 펜은 반듯해야 한다. 소설 같은 픽션(fiction)도 물론이지만 논픽션(nonfiction)인 시의 경우는 특히 문인정신이 바로 서야 한다. ‘국화 옆에서’라는 시가 많이 암송되었으나 작가의 친일행적에 작품평가도 달라졌다.
펜이 칼보다 강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됐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반대해도 보수권력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역사기록의 펜을 권력의 칼로 가른 것이다.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불참한다.’라며 절필을 선언한다.
요즘 언론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정치적 성향을 보인다. 이런 연유로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위기라 한다. 신문이나 종편 등 각종 언론이 너무 많다. 아예 들춰보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신문도 많다. 우리 지역의 기자가 이백여 명이 넘는단다. ‘김영란법’의 대상인 언론인이 시대정신을 바로 보고 진실을 써야한다.
문학이나 역사는 물론 언론의 펜도 반듯하지 못하면 독자로부터 멀어지거나, 권력의 칼 아래 무력해진다. ‘칸트’는 ‘구속이 배제된 자유의 상태에서 예술을 바라볼 때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림이나 예술작품도 모두 그렇다.
펜은 진실해야한다. 펜으로 쓴 글은 독자가 힘의 원천이다. 독서량이 줄고, 역사기록을 권력이 재단하며, 언론의 신뢰가 저하되는 세태다. 이런 때, 글을 쓰는 사람들은 붓을 아주 꺾어버리는 절필을 해야 할까?
우리 지역 랜드마크(생명의 문)와 축제문화를 재검토해 보자는 기획기사를 지역신문이 보도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행정과 의회에서도 역사도시의 관광인프라와 도시재생 등을 고심하고 있다. 칸트의 말처럼 정치적 논리의 ‘구속’을 배제하고, 지역의 미래가치 창조를 위해 모두 함께 참여해서 대안을 찾는 기회를 갖자.
우리 지역은 영산강의 오랜 역사가 자랑거리다. 아울러 걸출한 문인 백호 임제의 본향이며 자랑할 인물이 많다. 이제 역사도시의 혼(魂)을 살려내자. ‘펜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라고 했다. 이 가을, 책을 펼치고 무력해진 펜을 고쳐 잡으며 문인정신을 살려보자.

[NH농협은행 순회감사, 나주시 시민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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