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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기자명 나주토픽 기자

시민에게 희망의 백신을

  • 입력 2015.11.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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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희망의 백신을

인장지덕 목장지패(人長之德 木長之敗)라는 말이 있다. 큰사람 밑에서는 작은 사람이 덕을 받게 되고, 큰 나무는 작은 나무를 키우지 않는다. 즉, 큰사람 밑에서라야 덕을 배울 수가 있고, 큰 나무 밑에 작은 나무는 크게 자랄 수 없다는 교훈이다.
사람은 덕을 쌓고 살아야 한다. 있는 사람이 베풀고, 없는 자가 그 베풂으로 인해 살아간다. 작은 것도 소중하게 여기고, 명성보다는 진실과 자신의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인격을 갖추면 명성은 따라오지만, 명성이 있다고 인격은 갖추어지지 않는다. 인격에 기초하지 않는 명성은 쉽게 무너진다.
나주는 옛 역사와 함께 전통성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시대 983년(성종 2)에 전국의 12목(牧) 중의 하나로 나주목이 설치되었고 나주목사가 관장하는 관아(官衙)를 중심으로 관원(官員), 귀족(貴族), 유림(儒林), 평민(平民)이 공생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질서와 예의 법도, 체계를 이루어 가는 성숙한 기틀이 세워졌다.
이런 규범적 전통은 금성산 정기(精氣)와 함께 지역 인재를 키우고 배출하는 등 박애 정신(博愛 精神) 사상을 낳았다. 이어 일제강점기인 1929년 10월 30일 통학열차 안 나주역에서 일본인 학생 후쿠다 등 일행이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박기옥·이광춘 등의 댕기 머리를 잡아당기며 희롱하는 것에 대해 민족혼을 일깨운 나주학생독립운동 시발점이었고 광주 및 전국 학생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역사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조국의 독립과 자존심을 지키는 민족운동과 민주화 운동에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나주역사 정기는 여기까지였다. 지역 인재(人才)배출에서 역대 국회의원의 평가는 시시비비가 있다. 제1대 김상호, 이항발, 제2대 서상덕, 김종순, 제3대 정명섭, 최영철, 제4대 정명섭, 이사형, 5대 이경, 정문채, 제6대 정명섭, 제7대 이호범, 제8대 나석호, 김윤덕, 제9대 김윤덕, 임인채, 제10대 김윤덕, 한갑수, 제11대 나석호, 이재근, 제12대 나석호, 이재근, 제13대 이재근, 제14대 김장곤, 제15대 정호선, 제16대 배기운, 제17대 최인기, 제18대 최인기, 제19대 배기운, 신정훈 등이 배출됐으나 역사의 평가는 냉정하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사리사욕을 채우고, 지역발전 공헌과 시민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할 뿐만 아니라 결핍과 좌절만 남겼다. 그중 가장 큰 낙제점은 후진 양성과 인재를 키우는 일에 소홀히 했다. 큰 사람 밑에 작은 사람이 도움을 받는 나주목사 사상이 이어져야 하지만 끊겨버려 시민의 가슴은 산산조각 찢겼다.
대뇌의 알파파와 세타파를 올리면 지·정·의 능률이 훨씬 높아지고 결핍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시민에게 더 이상 눈물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 시민을 시민으로 섬겨야 한다. 권력의 힘은 잠시 잠깐이나 시민은 영원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민에게 면역성을 키워주는 백신을 줘야 한다. 바로 ‘희망’ 백신이다. 비리에 연루된 자는 퇴장 시키고 나주역사의 대를 잇는 자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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