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특별기고
  • 기자명 나주토픽

전통을 지켜 미래를 열자

  • 입력 2015.08.20 15:28
  • 수정 2015.08.20 15:30
  • 댓글 0

▲ 임경렬 나주시문화원장
전통을 지켜 미래를 열자

21세기는 전자산업과 생명과학 등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의 생활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적응하며 적극적 자세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6대주의 지구촌이 하루의 생활권으로 접어들었고 시시각각 변해가는 SNS사회에서 우리의 국민들이 세계를 무대로 주체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럽고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60억 인류 속에 우리 민족이 내세울 수 있는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반도의 수려한 산과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한 4계절의 국토, 그러나 보다 더 자랑스러운 것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시대마다 자신의 희생을 바탕으로 봉사해왔던 인재들일 것입니다.

한민족의 역사가 세계의 중심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민족을 구성하고 있는 기초적 뿌리 즉 씨족입니다.  그 씨족사회의 구성이 산업의 발달로 인하여 삶의 방식이 바뀜에 따라 해체의 위기에 놓이게 됐습니다. 현대인들은 산업사회에서 생계를 위해 떠도는 유목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정을 붙이고 사는 곳이 고향이라고 말하는 현대인의 삶에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부의 사람들은 생활의 일선에서 은퇴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옛 추억을 되살리며 의미 있는 제2의 삶을 개척해가는 뜻 깊고 아름다운 인생도 있습니다.

조지 산타야나는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며 보존해 온 역사의 의미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앞으로 나아갈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역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당연히 생각하게 됩니다. 설화나 구전으로 그 시대마다 세대의 입을 통해서 후손들에게 막연히 전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최소한의 근거가 있고 기록과 자료에 의해서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영산강을 중심으로 이어 온 2천 년 나주의 역사문화 자원도 결국은 근거에 의한 발전적이고 체계적인 자료의 관리와 시대적 추론을 바탕으로 하는 그에 따른 역사적 산물일 것입니다. 고려와 조선을 지나 천여 년 목사고을 나주를 이어오는 동안 이곳을 관향으로 하는 다수의 성씨가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를 살아온 이곳 성씨의 문중들이 조상의 얼과 사상이 녹아있는 유교문화의 소중한 자료를 오랜 세월 동안 곡절을 극복하며 어렵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상의 변천으로 인한 현대인들의 가치관의 변이와 무관심으로 기록유산, 즉 목판 문집 공문서 문서 간찰 등 각종 자료들이 현재에 이르러 심각한 멸실 위기에 처하여 있는 실정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크게 책임을 느껴야하며 동시에 선조의 귀중한 유교문화의 유산과 유물을 보존하고 계승하는데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깊이 고민하고 방도를 찾아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20여 년 전부터 앞선 생각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며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던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을 얼마 전에 찾아가, 보고 체험하고 느끼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나주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봅니다.

산업과 자본의 급격한 발달이 현대인들의 삶의 가치관까지 변질시켜버린 혼돈의 시대를 우리는 운명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운명의 영역을 뛰어 넘어 오랜 시간 동안 화석처럼 굳게 지키고 이어온 역사와 전통이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는 선조의 얼과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모두가 하나 된 뜻으로 호남한국학진흥원 나주 유치를 실현하여 밝은 미래를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
 

나주시 문화원장 임 경 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