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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시와 함께하는 빛가람타임스

  • 입력 2015.02.13 14:42
  • 수정 2015.02.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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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울던 날-김홍식

까마귀가 울던 날

두터운 솜이불에
신경이 쓰이던,
제법 손발이 시리고
대(竹) 이파리 쟁쟁하게 섞갈리던
밤사이 허옇게 눈이 내렸다.

이른 아침 앞마당 울타리에
홀연히 까마귀 한 쌍이 내려앉는다.

까~악 까~악
왜?
하필?
의문의 물음표가 자꾸 아른거린다.

저승사자인양 머잖아 가는 길
어서 오라
재촉하는 소리라며
핏기조차 없는 할머니는
흉한 몰골로 먼 산을 바라보듯
한 동안 넋을 잃으셨다.

애끓는 숨소리에
까마귀보다도 더욱 서럽게
난 속울음 울었다.

 

 
*현/나주문인협회회장
*현/전남문인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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