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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인생이란 총량에서는 모두 같다.<2>

  • 입력 2015.02.13 14:01
  • 수정 2015.02.1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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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민 택 교수

광주대 평생교육원

국운은 내 인생과 무관하다.
한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국운을 궁금해 한다. 그러나 국운은 내 삶과 별 상관이 없다. 국운이 좋으면 평균적인 삶의 질은 좋아지지만, 상대적인 면에서 보면 높고 낮음이 있다.
우리가 36년동안 일본의 식민지생활을 하니까 모두 몰락했는가? 아니다. 그때 일본에 지배받았기 때문에 더 잘 나간 사람이 있다. 친일파들은 국운이 멸했기에 상대적으로 혜택을 본 사람이 아닌가? 그때도 잘 나간 사람은 분명히 운이 있었을 것이요, 그때 몰락한 놈은 분명히 운이 없었을 것이다. 친일파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물론 세속적인 인간의 삶이란 측면에서 볼 때 그렇다고 전제해 두자. 그래도 관심사는 내가 잘살면 그만인 것이다. 아무리 부유한 나라가 되더라도 내가 못살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운은 내 삶과 무관하다. 다만 내 삶이 있을 뿐이다.

변화를 전제로 한 삶이 필요하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변한다. 봄의 여인은 가을바람이 불면 떠나고, 여름에 만난 여인은 겨울바람이 불면 또한 떠난다. 그래서 자식도 품안의 자식이요, 부부도 한 이부자리에서 부부다. 사랑도 3년이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여 6년이면 거의 바뀐다. 영원한 것은 없다. 재물운이 그렇고, 벼슬운이 그렇고, 형제간의 우애도 한때다.
“오는 사람 내치지 말고, 가는 사람 붙잡지 말라.”라는 말은 우주의 본질을 잘 표현한 말이다.
인생은 우주를 여행하는 나그네요, 잠시 왔다 가는 손님에 불과하다. 그리고 도처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벌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내가 맞이하는 즐거움도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요, 내가 당하는 고통도 누구의 탓이 아니다.
항상 고요한 마음을 갖고 우주 변화의 흐름에 따라 담담히 살아가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
만족하며 살자.
인생은 총량에서 보면 누구나 같다. 너무 잘나간다고 우쭐댈 일도 아니요, 잘못나간다고 비관할 필요도 없다.
잘 나가는 집 어둔한 놈 나타나기 마련이요, 벼슬이 높아지니 몰락하는 형제가 생기더라. 아버지 벼슬을 높아지니 그의 자식에게 아픔이 따르고, 형이 돈을 많이 버니 동생이 까먹을 궁리만 하더라. 내 자식 벼슬길 잘 나가려면 그만큼 내 벼슬길을 덜어내야 총량에서 같아지는 것이다. 낙타의 짐이 무거우면 덜어주어야 낙타가 사는 것처럼, 내가 진 짐이 무거우면 덜어내야 내가 산다. 그것이 알고 보면 나를 지키는 수호신이요, 우주심이며, 음양의 조화다. 우주는 음양을 동시에 수용하고 한쪽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우주가 존재하고 우주가 제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한 우리의 인생도 음양의 균형을 벗어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積善之家(적선지가)에 必有餘慶(필유여경)이라’ 했다. 적선만큼 든든하고 경사로운 것은 없다. 벼슬이 커진 만큼 적선하고, 재물이 커진만큼 적선해야 한다. 내가 사는 길이 이것이다. 어차피 이 세상은 잠시 빌린 것뿐이요, 본시 내 것이 아니니, 욕심을 너무 내지 말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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