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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 눈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나주 배 박물관과 배 테마파크 (2)

  • 입력 2015.01.02 02:44
  • 수정 2020.03.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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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주 배 박물관 등록취소와 배 테마파크 (2)

 

 
 지난 27호에 오명과 치욕의 배 박물관 취소에 인재(人災)라는 이유로는 적지 않은 예산낭비와 관리부족 등 몇 가지 통계자료들을 제시하며 반성의 기회를 가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이 나주 상징인 배에 대한 철학이 철저하게 부족했다는 점이다. 단체장들 또한 나주 배에 대한 역사의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나주시장과 시의원들 그리고 과수원 경영자들에게 ‘22년 간 교류하고 있는 일본의 자매도시 톳토리현 구라요시 20세기 배박물관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가? 방문 경험이 있다면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으며 제대로 벤치마킹을 한 사례가 있는가? 나주 배 박물관의 존속을 위해서 그 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가?’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그 흔적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 정도였다. 
 
또한 대한민국 웹사이트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나주 배 박물관에 비해 일본 돗토리현의 20세기 배 박물관이 독자들에게 훨씬 더 효과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해 등록이 취소된 나주 배 박물관에 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까지 갖춘 배 박물관이라는 평이 다수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에게까지도 거의 찾지 않는 나주 배 박물관을 비교해보면서 비록 늦었지만 차후 나주 배 세계화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들을 철저히 찾아내고 개선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외지에서 나주를 논하게 되면 성향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거의 대다수 사람들이 예외 없이 첫 번째로 나주 배를 거론한다. 천년고도 목사고을 나주 문화는 뒷전에 있을 정도로 나주의 상징으로 그 명성을 누려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녀온 환경 속에서도 안타깝게도 이제는 타 지역에 그 명성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 나주 배는 전국 배품평회에서도 명목 유지에 급급할 뿐만 아니라 배에 대한 명인 한 명도 배출한 적이 없다. 상업용으로 첫 재배를 시작한 이후 100년이 지난 2013년도에야 몇 번의 낙방 끝에 겨우 지리적 표시제의 명성을 유지하게 된 것은 우리 모두의 무관심 때문으로 결코 그 누구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주 배는 우리나라 배 재배역사와 같이 삼한시대부터 오랫동안 재배되어 온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초의 재배기록은 1454년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주 목(牧)의 토공물(土貢物)로 나주 배의 목록이 있고, 1871년에 발간된 「호남읍지」에 진상품으로 나주 배의 기록이 있으며, 또 1897년에 발간된 「금성읍지」에도 거평 배(현 문평면)의 기록이 있다.
근대에 들어 일제 강점기인 1910년 일본인 송등전육(松藤傳六)이 만삼길 100주를 식재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인 신고, 금촌추, 장십랑 등이 들어와 재배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1913년 송월동에 거주했던 이동규씨가 상업농(과수원)으로 처음 재배한 후 점차 재배면적이 확대되어 왔다.
나주 배가 국내외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게 된 것은 1929년 개최된 조선박람회에 나주 배를 출품하여 동상 수상을 계기로 나주의 명산물로 각광받기 시작하였으며, 1967년 대만 수출을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캐나다 등 미주지역과 동남아, 중동, 유럽지역에 수출함으로써 세계적인 과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또한 1970년 4월 8일 원예시헙장 나주지장(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이 나주에 개청된 후 새로운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및 저장가공기술을 연구개발 보급함으로써 체계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배 재배기술을 축적하게 되었다.
 
최근까지 나주 배는 연평균 기온 14.1℃, 생육기간인 4∼10월 동안의 평균기온은 20.6℃로 배 재배에 최적의 기상여건과 영산강 유역의 충적토에 유기질이 많고 배수가 양호하여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서 그 동안 국내 배 관련 산업을 석권하였지만 지금은 전국 전역에 배 재배와 배 제품과 재배법 연구를 통한 맛 좋은 제품 생산으로 나주 배의 권위가 뿌리 째 흔들리고 있다.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한 채 과거 재배 경험 노하우만을 최고로 아는 나주 배경영인들에 비해 신기술 습득을 통한 배 품종 및 품질 개선에 열정을 다한 경기도 안성 배 등은 픔질면에서 나주 배를 능가한다고 자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장, 공직자, 농민 그 어느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삼자 모두의 총체적인 무관심과 배 산업육성에 대한 철학과 역사의식의 문제점은 곧 바로 배 박물관의 등록취소로 이어진 것으로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배 박물관의 등록취소는 배 테마파크 건립과 무관할 수 없다.
배테마파크 설립논의가 시작된 2006년 이후 2007년(25,965명 이전 공식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시청관계자의 설명)부터 배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 수는 감소하기 시작하여 등록취소 된 2013년에는 3,064명으로 감소하였다. 이원화된 배 산업관리의 문제는 큰 관심거리 밖으로 밀려났고 예산 부족으로 인한 관리소홀은 배 박물관 등록취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음 29호에는 배테마파크 설립의 문제점이 계속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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