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시민의 눈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배박물관 등록취소와 배테마파크 조성 1

  • 입력 2014.12.12 09:27
  • 수정 2020.03.19 10:17
  • 댓글 0

인재(人災)가 만든 나주 배 오명(汚名)과 치욕(恥辱)의 배 박물관 등록 취소

 

 

나주시 금천면 소재 배 박물관 등록취소와 배 테마파크의 설립

지난 해 12월 27일 전라남도는 최근 나주 배 박물관에 대한 실사와 청문 절차를 거쳐서 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전라남도에서 규정 미흡으로 박물관 등록이 취소되기는 처음 있는 일로 오랜 전통을 가진 나주 배 오명을 갖게 되는 그야말로 나주시민으로서는 치욕적인 날이 되고 말았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 박물관은 유물 60점 이상, 전시실(82m² 이상), 학예사, 수장고, 화재·도난방지시설 등을 고루 갖춰야 하지만 유물은 29점에 불과한 데다 학예사도 확보하지 못해서 박물관으로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나주 배 박물관은 1992년 2종 박물관으로 개관했다가 2004년 리모델링을 해서 새롭게 단장을 했었다. 나주배의 우수성과 배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실 등을 비록 갖추고는 있으나 콘텐츠가 부족해 ‘무늬만 박물관’이라는 꾸준한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서 충분하게 대비하지 못한 나주시 당국과 관계 담당공무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였다.

그 동안 ‘무늬만 박물관’이란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했던 배 박물관 규정에도 훨씬 못 미치는 부실한 콘텐츠로 인해 관람객의 발길도 점점 줄어 지난 2007년 25,965명, 2010년 8,516명에서, 지난 2013년에는 6년 전 약 9분의1의 토막인 3,064명에 불과했다. 관람객의 외면은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악순환만 이어가게 했다.

인근 지역(함평, 강진, 담양 등)의 관광활성화를 통한 관광객 유치 노력에 비하면 나주시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신랄하게 규탄을 받아도 결코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도내 박물관 중 상당수는 규정에도 미치지 못한 미등록 박물관들이다. 32개 공립박물관 가운데 등록 박물관은 영산호 농업박물관, 강진 청자박물관, 한국 차박물관 등 12개에 불과하고 이번에 등록 취소된 배박물관을 포함 나머지 20개는 미등록 상태이다. 등록이 취소된 상태에서도 박물관 명칭 사용에 대한 특별한 제재는 없다고 한다. 최근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지역마다 ‘묻지 마’라는 형태로 박물관이 잇따라 들어서는 폐해도 만만치 않다. 강진 청자박물관 등 6곳을 제외한 26곳이 지난 2000년대 이후 개관했으며, 연간 평균 관람객은 6000명도 채 미치지 못하는 박물관이 대부분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3년 간 박물관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운영수지 적자액이 무려 448억 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등록취소 당시 전라남도 관계자는 ‘배 박물관을 제외한 나머지 박물관은 등록 취소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며 “내실 있는 박물관으로 운영이 되도록 지도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나주 배박물관의 운영은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그야말로 웃음거리로 회자될 수밖에 없는 것이 자명하다. 등록이 취소된 시설은 내팽개치더라도 박물관의 유지에 관한 의지가 전혀 없었음을 바로 알 수가 있었다. 이런 배경에는 씻지 못할 또 다른 정치적 부산물이라 여겨지는 배 테마파크의 조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많은 식자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명색(名色) 100년에 가까운 전통의 나주 배박물관의 근무인원이 하루 2명뿐이었지만 예산은 가장 적은 해(2012년)에 47,480,000원부터 배박물관 등록취소 당해 연도에는 가장 많은 88,833,000원의 예산을 소모했다. 그리고 관광객 수는 2007년 1일 평균 71명(연 25,965명)으로부터 꾸준히 줄어들어 등록취소 당해 2013년도에는 1일 평균 9명(연3,604명)으로 줄어들어 마침내 등록 취소의 결과를 낳았다.
기록으로 보면 등록취소가 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의아해졌을 것이라는 판단이 앞선 결과이다. 당시 담당 공무원들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물론 주변 환경을 탓할 것은 자명하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당시 주변인물의 증언에 의하면 ‘배박물관 출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 흔적이 드물었다.’라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 역시 현재 요직에 근무하고 있어 자체 평가기준 자체가 있는 지도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배박물관 운영의 활성화를 위한 주민의견 수렴 및 유물수집 현황을 조사를 해보니까 그야말로 가관이다. 기록에 없다. 단지 ‘간담회를 개최했고 유물 수집 및 확보를 협의했다.’라는 답변이었다.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 내용뿐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